2017년 9월 말 근황

2015년 10월 아마존으로 이직하면서 시애틀로 넘어왔다. 그리고 아마존에서 1년간 시달리다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다시 이직하기로 결심했고 다행히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 아마존으로 이직할 때까지만 해도 그동안 쌓아온 기술 스택을 유지하고 싶었다. 하지만 내 코가 석자인 상황에서 차마 욕심을 부릴 수 없었고 그동안 쌓아온 모든 기술을 포기하더라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새로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다.

막상 C#과 비주얼스튜디오를 써보니 자바나 인텔리J와 크게 다르진 않았다. 오히려 IDE는 더 견고해 보였고 C#은 자바보다 좀 더 문법적으로 자유롭고 기능이 많아 보여 재밌어 보인다. 하지만 자바나 스프링을 공부할 때처럼 공들여 공부하진 않았다. 왠지 모르겠지만 별로 그러고 싶은 맘이 들지 않았다. 원랜 그래야 하는데 말이지..

굳이 변명을 하자면 업무를 하는데 있어서 툴이나 언어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현재 팀이 담당하고 있는 플랫폼을 이해하는게 더 중요했다. 우리팀은 익스체인지 즉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군에 속해 있는 이메일 서버를 배포하는 일을 한다. 팀은 크게 운영 팀과 개발 팀으로 나뉘어 있는데 난 개발 팀에 속해있고, 익스체인지를 설치하는 Setup.exe 를 비롯해 익스체인지를 설치하는 서버에 설치해야 하는 다른 컴포넌트를 배포하기 위한 컴포넌트 프레임워크와 워크프로우를 개발 및 관리하고 있다. 쉽게 말해… 깡통 서버에 윈도 설치하고 그 위에 익스체인지를 비롯한 갖가지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작업을 자동화 시키는 소프트웨어를 개발 및 관리화는 중이다.

이 팀이 해결해야 하는 주요 문제는 Speed와 Reliability. 즉 배포 시간를 줄이는 것이고 배포 실패율을 줄이는 것이다. 그래야만 더 자주 최소한의 다운타임으로 새로운 버전을 데이터센터에 배포할 수 있다. 익스체이지만을 설치하는데만 평균 A분이 걸린다. 거기에 각종 다른 컴포넌트까지 같이 배포하면 현재 기준 B시간 정도 걸린다. 그나마도 많이 줄어든거다. 내가 합류 하기 전엔 평균 C시간이었다고 한다. 거기에 여러가지 기발한 아이디어와 개선을 거쳐 현재까지도 계속해서 개선하고 있다. (혹시나 싶어서 일부터 삐- 처리함.)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아마존에서 같이 일하던 사람들에 비하면 나잇대가 많은 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한지 20년이 넘은 분과 거의 다되가는 프린시펄 엔지니어가 두명이나 있고 시니어 엔지니어 한명, 그리고 나 포함 SDE2 두명과 SDE1 한명 총 엔지니어 6명에 매니저 1명이 우리 개발팀이다. 사우스 아프리카 태생인 영국인이자 캐나다인이자 미국인인 백인 아저씨와 태국 태생인 캐나다인이자 미국인인 동양인 아저씨 그리고 인도에서 넘어온지 5년쯤 된 인도인과 10년 넘어 미국인이 된 인도인 그리고 맥시코에서 넘어 온지 10년 넘어 미국인이 된 친구와  역시 멕시코에서 유학와서 대학에서 박사 따고 일하고 있는 20대 친구가 있다. 순수 미국인은 없지만 인종은 뭐 적당히 잘 섞여 있는것 같다. 맥시코에서 넘어온 젊은 친구들 빼고는 다들 가족이 있고 자녀가 있다. 사적으로 친해지긴 어렵지만 업무 상으론 다들 겸손하고 점잖은 편이고 무엇보다 내 영어가 엉망이어도 잘 이해해준다.

업무외 시간에는 주로 게임을 했다. 원랜 공부를 하거나 집안일을 해도 됐을법한 시간인데 그냥 그러고 싶었다. 한동안 와우를 했고 요즘엔 롤을 하고 있다. 배치고사를 2승 8패 하는 바람에 브론즈5에서 시작해서 이제 실버4인데 골드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북미섭에서 하고 솔랭은 서포터만 한다. 혹시 버스 태워 주실 분 있으시면 닉넴 keesun 친추 해주시길…

한동안 친구의 사이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부끄럽게도 도무지 프론트 기술을 감당할 수가 없었고 최근엔 다른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젠 스프링 마저 많이 변하고 잊어버려서 서버 기술만 감당하기도 힘들 지경이다. 그래도 하다보면 다시 익숙해 지겠지…

이제 여름이 끝났고 가을이 왔다. 반팔을 입기엔 꽤나 서늘한 날씨지만 아직까지 우기가 시작되진 않았다. 바람 불고 구름이 좀 있지만 화창한 편이고 공기는 쾌청하다. 한국에서 사나 여기서 사나 나는 어차피 별반 다를거 없는 삶이지만 공기가 좋은건 맘에 든다. 별거 안하고 그냥 숨만 쉬어도 뭔가 득보는 기분? 하지만 뭐 그것도 밖에 나갔을 때 얘기지 집에 처박혀 있음 거기나 여기나…

다시 블로깅을 시작해볼까 한다. 주로 사이드 플젝을 하면서 공부한 기술을 블로깅하지 않을까 싶다. 매날 나가는 서버 비용 5달라와 매년 나가는 도메인 비용이 아까워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