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vs 관성

“프로그래밍 싫어요.” 요즘 (구)foo 학부 (현)bar 학부(나름대로 한때 IT에서 날렸다고하는 학부)의 현실입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다른 애들이 좋아하든 안하든 저는 별로 상관이 없습니다. 오히려 좋을지도 모르죠. 경쟁자가 줄어드니깐…

문제(?)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왜 IT를 싫어할까요? 사실 학생들은 IT를 싫어하지 않습니다. 개발을 싫어하지요. Java 프로그래밍이 어렵다고 합니다. 1학년들에게 가장 힘든 과목이 무엇이냐 라고 물어본다면 99% “프로그래밍 입문”이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교수님도 정말 힘들 것 같습니다. 도대체 관심도 없는 애들 앞에서 가르쳐야만 하는 상황… 도대체 관심도 없는 행사를 진행해야만 하는 저보다 더 답답할 것 같네요. 모든 애들의 취향에 맞는 수업은 있을 수 없지요. 그런데 현재 1학년에서 4학년 통틀어서 웹 개발팀에서 인턴으로 일할 사람이 한명도 없다는 건 정말 심각한 것 같네요.

지금 바쁜 시간이라 공부를 해야되는데 옆에서 교수님 두분이 1시간 째 열띤 논쟁을 하고 있습니다.

Baz : 우리 학부에서 정보시스템 과목을 수강하는 애들이 10명도 안됩니다.
Gazonk : 그래서 어떻게 하자는 겁니까?
Baz : 이과 학생들좀 뽑고. 과도 다시 정보시스템 하나 더 만듭시다.(현재는 학부 안에 학과 하나로 04년도에 통합되었습니다.)
Gazonk : 그러면 학부 정체성도 흔들리고 나머지 애들은 어떻게 할껍니까?
Baz : 저는 오히려 정체성이 더 확고해진다고 생각합니다.
Gazonk : 문제의 핵심이 뭔데요? 전체 애들을 다 끌고 가야 하는거 아닌가요. 새로운 과를 만든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닌거 같습니다.
Baz : 지금 이대로는 전체 애들이 전부 정보시스템에 관심이 없는데 왜 그런줄 아십니까?
Gazonk : 왜요?
Baz : 제가 가르켜 보니까 애들이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문과라는 거죠. 이래가지고 어떻게 가르칩니까?
Gazonk : 그러면 이과생 뽑아서 내새끼 20명만 챙기고 나머지는 버리자는 겁니까?
Baz : 그럼 20명이라도 데리고 가야지 어떻게 합니까?
Gazonk : 나머지를 생각해야지요. 한 몸 아닙니까.
Baz : 그럼 과도 안나누고 이과생도 안뽑도 대체 어떻게 하자는 겁니까?
Gazonk : 전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이과애들이 전략 과목을 싫어하게 되면 어떻게 할겁니까?
Baz : MIS에서 무조건 다 똑같은 애들을 만들어 내야 합니까? 이런거 좋아하는 애들도 있고 저런거 좋아하는 애들고 있는거 아닙니까?

지겹네요… 한마디로 줄이면

Baz : 살리려면 변화해야합니다.(과 두개로 만들어 주세요)
Gazonk : 변하기 싫어 위험해.(그냥 하나로 가야돼)

Baz 파이팅!!

12 thoughts on “변화 vs 관성”

  1. 대학교에서는…
    왜 프로그래밍을 공부해야 하는가에 대한 유인을 제공하지 않고 무작정 프로그래밍 문법부터 가르치려드니 평소 프로그래밍을 다뤄보지 못한(이과계열 마찬가지) 학생들로선 난감하고 거부감 드는게 당연한거 아닐까요? 지금도 어려운데 처음 공부할 땐 얼마나 어렵고 재미없었겠습니까. ;; 게다가 Java 자체도 상당히 어렵습니다. -_-;; 파이썬 같은 접근하기 쉬운 언어로 프로그래밍 시작하면 안되나요~~

    1. Java 통째를 배우는 것도 아니라.. 맨 앞에 기초문법 부터 배열까지를 배우는 수업입니다. 제가 볼 땐 어려워서 보다는 관심이 없어서 피하는 것 같습니다.

      전 파이선을 안해봐서 모르지만 그걸 지금 애들한테 입문시간에 가리켜도 똑같은 결과가 나올꺼라 생각합니다.

  2. ㅎㅎ 관심이 없는 것도 하나의 이유죠… 저는 그 관심이라는 것도 어떻게 보면 재미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보거든요… 순전히 영어(!)로만 적혀있고, 조금만 틀려도 컴파일러에서 fail, cannot, error같은 문구만 뱉어내니 무의식적으로 패배감이 들지도 모르겠고요.. ㅋㅋ;;
    아무튼 재미에서 비롯되든 관심에서 비롯되든 이런 현상 자체는 ‘내가 왜 이걸 해야 하나?’라는 동기 부족이 가장 큰 이유같습니다. 이 질문은 제가 첫번째로 댓글달았던 유인제공 부족문제에 기인하는 거구요. ^^;
    해결방법은.. 어려울 수 있겠지만 1차적으로는 교수법에 있다고 봅니다. 러프한 원석을 갈고 닦아서 보석으로 만드는게 교육.. 아니던가요..? 교육내용이 스포츠 댄스건, 천문학건, 컴퓨터 공학이건, Java건 간에 잘 가르치는 분과 잘 못가르치는 분과의 차이는 명확히 구분되지 않습니까..

    1. 같은 교수가 여러 해에 걸쳐서 똑같이 가르친다. 그러나 그걸 이해하는 학생은 점점 숫자가 줄어든다. 그것도 요 근래 몇년사이에 심각하게 빠른속도로…

      과연 이런 상황에서 교수법에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어떤 교수법도 관심이 없는 학우에게는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관심이 재미로 생겨난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저는 경험에서 생겨난다고 생각합니다.

      경험을 해봐야지 재미를 볼 수 있을 텐데 경험도 안해보고 이건 외국어다. 어려워 보인다. -> 무섭다. 피하자. -> 모르겠다. -> 관심없다.

      대다수가 이렇게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3. 부딪혀 보지 않고 포기하는 학생들에게는 뭐라 할말이 없습니다. 말씀하신대로 그런 태도를 가진 학생에게는 아무것도 전달 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근래 상황에 대해서는 익히 저도 다른 수업을 들어봐서 충분히 알고 있구요… 그런 상황은 교수님들께서도 잘 알고 계시겠죠.

    제 논지는 이겁니다. 상황을 잘 알고 계시는 교수님들께서 학생들이 변하길(교수님들께서 원하시는 방향으로..) 바라고 학생들 탓만 하는 건 문제라는 겁니다. 포스팅한 글에서 말씀하셨듯이, 요새 학생들(저도 포함해서)은 어려운거 싫어합니다. 문과인데, 왜 시스템을 공부해야 하나? 이런 생각을 가진 학생이 태반이죠. 이런 학생들을 하나라도 더 섭외하려면 정보시스템 과목을 가르치는 방식을 좀 바꿨으면 하는 게 좋겠다는 겁니다. 예전의 방식도 안통하고 학생들도 어려운거(?) 싫어하니까요… 변화하지만 변화하기를 싫어하는 학생들에 대해선 교수님들이 변화하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교수법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죠. 다만 기존 교수법이 현재의 상황(변해버린 학생들)에는 잘 맞지 않는다는 겁니다.

    머리 아프군요.. -_-;; 헌데 이 문제는 그나저나 어딜가나 마찬가지 인것 같군요…

    1. 저랑 상황은 같은 모습으로 파악하셨는데 해결 방법에 대해서는 약간 다른 생각을 가지고 계시네요 🙂 재밌습니다. 시험기간에도 블러그에서 이렇게 토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교수님들도 변해 주셔야 한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그걸론 부족하고 사실 교수님들의 강의 방식이 바뀌기를 기대하기엔 이미 너무 관습에 매여 있으신 분들인지라..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노력해 주셔야겠죠.

      그리고 동시에 관심이 있을 만한 학생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겁니다. 현재 저희 학부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수능에서 수학 점수를 전혀 반영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런 서울 내의 모든 학교의 비슷한 이름의 전공 학부의 입학 요람을 찾아 본 결과 상명대였나..암튼 두, 세개 뺴곤 전부 수학 점수 반영을 하더라구요.

      문과 여도 너무 심각한 문과라는 거죠. 수학을 싫어하는 애들을 모아놓고 정보시스템 과목을 가르치자니 부작용이 더 심한것 같다는 생각이 너무 오버한걸까요.. 흠..

      그래서 꼭 이과생이 아니여도 수학 점수 반영을 해서 신입생을 받거나..이과생이 아니여도 진짜 정보시스템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받거나 하는 정책적인 문제도 바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 가장 이상적인 모습은 학생들이 각자 학부내에서 가장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아 매진하는 것이 가장 좋겠죠.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입학하고 나서 후회하는 것(이 길은 내길이 아니다.) 만큼 시간이나 노력이 헛된 것은 없겠죠.

    교수님들께서 착각 내지 생각을 잘못하시는 가장 큰 부분은 단연코 학생들이(적어도 이 과를 지망한) IT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이 분야에서 일하겠다고 학생들이 생각할 것이라 생각하신다는 겁니다. 물론 맞는 부분도 있겠죠. 그렇지만 제가 대부분 만나보았던 학생들은 프로그래밍까지 할줄은 몰랐다였다는 겁니다. 그래서 프로그래밍 과목에 대한 거부감이 생겼을 수도 있겠죠… 필요성을 이해시키면서 강의를 진행해야할 텐데 말이죠.

    수학에 대해선 제가 뭐라 할말이 없습니다. 저 역시 수학 정말 싫어하거든요. 정말 못하기도 하고. 저희 과에서 수학 점수를 봤다면 전 아마 여기 오지도 못했을 겁니다. 수학 점수 안봤는데도 들어올 때 거의 꼴찌로 들어온 걸로 기억하면요. 아무튼 제 생각은 컴퓨터 과학이 아닌 이상 고도의 수학적인 능력은 그다지 필요할 것 같진 않습니다. 논문을 쓰는 일이 있으면 몰라도요.. 만약 수학적인 능력이 필요했다면 지금의 커리큘럼과는 좀 달랐겠죠. 즉, 알고리즘이나 선형대수, 대수학 같은 것들이 커리큘럼에 추가됐겠죠.

    그리고 수학 실력이 있다고 해서 나쁠 건 없지만 진지할 만큼의(?) 수학실력이 여기에서는(!) 아직 그렇게까지 필요한 것 같진 않습니다. 결국 따지고 보면.. 학생들이 들어올 때 이 과에서 원하는 사람, 내가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충분한 생각없이 들어와 이리저리 방황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여기 와보니 수학 실력보다는 영어 실력이 더 필요한 것 같더군요… 뷁.

    1. 지금 이대로 가다간 말만 IT 학부지 이게 무슨 IT 학부야..라는 소리가 충분히 나올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걸 어떻게든 살리려고 발버둥 치시는 교수님이 있는 반면에 이도 저도 안된다고 변화는 위험하다며 움추리시는 권련자 사이의 대화가 답답했을 뿐입니다.

      수학은 아무래도 프로그래밍 언어가 논리적이다 보니 잘 어울립니다. 수학을 싫어하는 사람은 프로그래밍을 싫어할 확률이 높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대엽님은 Exception 이신지.. 제 생각이 Error인지 모르겠네요. 🙂

      그리고 영어는 어딜가도 중요했을 것 같은데요? ㅋㅋ

  5. 저희 학부도 참 걱정입니다… 꼭 프로그래밍이 아니라도 IT 쪽으로 할일은 많은데, IT=프로그래밍 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아 아예 일찌감치 포기하는 경우도 많이 봤거든요.

    저는 좌뇌 27에 우뇌 32 입니다… 수학이 싫어 재수를 하지 않았죠. 세상 살아가는데 수학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는 것에 안도하며 꾿꾿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아직까지 수학적 지식이 필요할 만큼의 프로그램을 짜본적이 없어요. 그만큼 짜본 프로그램의 층이 얕다는 거죠. 각성해야 할 부분입니다. 그래서 새해엔 수학공부 좀 하려구요…

    아. 그리고 IT 종사자 중에 비IT 전공자가 상당히 많더군요… 그래서 제가 Exception이라고 하기엔 뭣하구요…(따라서 수학 잘 못하시는 분들도 많을 수 있겠죠). 그냥 사소한 판단미스라 생각하세요~

    1. 헤헷 넹~ 학부 걱정은 이제 그만 하려구요. 머리만 아프고 저희가 말한다고 뭐 바뀌는 것도 아니고.

      그냥 전 개발이 재밌고 저처럼 재밌어 하는 친구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스터디도 하는데 몇명 없더라구요. 학점이 걱정되서 스터디가 아니라 구경하러 오는 학생들이 많더군요.

      에니웨이~ 대엽님도 파이팅입니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